[CSIS] 美국방 당국자 "러, 北에 지대공 미사일·첨단기술 제공 우려"

양은서 기자 승인 2024.06.11 19:51 의견 0
김규현 전 국정원장. /사진=CSIS

미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간 군사적 협력 움직임과 관련, 러시아가 북한에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 미사일 및 기타 첨단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존슨 미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는 이날 국립외교원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 DC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 동맹 강화 대화'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존슨 부차관보는 "북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은 일관되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이며, 북한의 행위는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에 준비돼 있으며, 한국 및 일본 등 우리 동맹과 긴밀한 협의 속에서만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확장 억제를 이어가고 핵을 포함해 모든 전력의 배치 유연성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을 매우 우려한다. 북한은 러시아에 1천개 이상 군수물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제공했다"면서 "이것은 심각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할 자금을 확보할 것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가 북한에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및 기타 첨단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이 문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개최된 제3차 핵협의그룹(NCG) 결과와 관련해선 "공동 지침 작성이 사실상 완료된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방·군사 당국간 도상훈련(TTX)을 비롯해 내년 최소 3차례의 도상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김규현 전 국정원장은 "최근 우리는 지구적 차원에서 불확실성의 증대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북한, 이란, 러시아 등과 같은 교조주의 국가의 부상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이 같은 다면적 게임에서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팀 웨스트'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국제 동맹 등과 같이 이전 냉전 시대와 맥을 같이하는 전략을 펼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강력한 동맹의 구축 및 가치 공유, 강력한 군사력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원장은 미국의 대척점으로 중국을 수장으로 하는 독재 연대를 상정했다.

그는 '독재연대'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소통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호보완적인 군사 역량과 유연성, 적응력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북아에서 한반도와 대만, 동중국해는 지정학적 화약고 가운데 하나"라며 "한미 및 미일 양자 동맹뿐 아니라 한미일 3각 동맹은 이 같은 전략적 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며, 캠프 데이비드 선언에서 합의된 공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방적 행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2022년 한미정책협의단의 일원으로 방미해 CSIS를 찾았을 당시 한 참석자가 '문재인 정부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음 같았는데 여러분이 하는 말은 음악같다'고 한 이야기가 기억난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의 비약적 강화를 자평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속되는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7개국(G7) 회의의 경우 지난해에는 한국이 초대된 반면 이번 이탈리아 회의에는 일본과 달리 배제됐다"며 "이는 내가 보기에 문제"라고 지적했다.

빅터 차 석좌는 "한국은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라면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필러2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한 것과 같이, 한국 역시 참여를 요청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선 "말씀 자료는 있었겠지만, 해당 내용을 읽어 내려가고 사진 촬영을 한 뒤에는 그것으로 끝이었을 것"이라며 "이것이 한미일과 한중일 관계의 차이"라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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