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불교박람회 축하공연에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씨가 불경이 가미된 랩을 시작하자 객석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빡빡머리에 트레이드 마크인 승려 복장을 한 뉴진스님이 헤드셋을 끼고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에 맞춰 디제잉을 하자 수백명의 참석자들도 같이 몸을 들썩거렸다.
뉴진스님이 합장을 한 채로 두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부처핸섬"을 외치자 객석에서도 "부처핸섬∼" "부처핸섬∼" 연호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뉴진스님이 목탁으로 반주하며 흥을 돋우자 무대 주변은 물론이고 복도 끝까지 늘어선 사람들이 카메라 세례를 쏟아 내기도 했다.
뉴진스님은 "마하반야바라밀다" 등 반야심경을 외우며 객석을 진정시키는가 하다가도 "뛰어~" "가자∼" 한마디로 분위기를 순식간에 끌어올리기도 했다.
뉴진스님의 무대를 지켜본 20대 여성 김모씨는 "기존에 잘 알던 댄스 음악에 불교를 가미시켜서 친숙하고 재미있다"면서 "불교가 아니라 '마하반야바라밀다'를 입 밖으로 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따라 해보니 신난다"고 말했다.
박람회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60대 최모씨는 "불교 박람회에 이렇게 젊은 사람이 많으니 분위기가 너무 좋다"면서 "뉴진스님이 하는 노래는 잘 모르지만, 분위기와 흥에 저도 모르게 덩실거리게 된다"고 전했다.
부산국제불교박람회 관계자는 "뉴진스님처럼 불교 콘텐츠가 다양화된 덕에 '불교가 또 재미있는 거 한다'는 말이 이제는 대중화가 된 것 같다"면서 "불교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이 인기가 오래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뉴진스님뿐만 아니라 불교계가 내놓은 진짜 스님 아이돌 그룹 '비텐스'가 첫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서 국장이자 비구 스님인 구산 스님을 비롯해 광우·고금·송산·준한 도국 스님 등 10명으로 이뤄진 혼성 프로젝트 그룹이다.
플롯, 가야금, 태극권, 노래, 작사 등에 주특기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마음을 바라봐요' '고향의 봄' '자비송' 등의 공연을 펼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래하는 관세음보살'인 '관서현 보살' (가수 서현진)의 찬불가 무대도 흥을 보탰다.
'힙한 개막식'으로 시작한 부산국제불교박람회는 11일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금정총림 범어사 정여 대종사와 효산 스님 등이 불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담마토크'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10일에는 자용 스님의 '복 짓는 공덕'과 영산 스님의 '음악산책'이 공개방송으로 진행된다.
한국불교의 전통 선(禪)과 명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획전'과 '명상 체험 공간'도 운영될 예정이다.
챗GPT 기술을 활용하고 불교 경전을 기반으로 해결책을 얻는 '열암곡 마애부처님의 고민상담소'와 '마음의 평화 행복의 길 2024 국제선명상 대회 미리보기', '명상의 방'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AI 작곡 프로그램을 활용한 'AI 불교음악 공모전'도 열려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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